EDITOR’S NOTE
# 1 1996년으로 타임머신을 돌려봅니다. 당시 대학 새내기였던 저는 여름방학에 친구들과미국 여행을 갔습니다. 뉴욕에서 시작해 동부를 돌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는데, 도시의 냄새마저 남달랐던 기억이 납니다. 여행의 마지막 무렵 친구와 미제 스프링노트를 사러 NYU 서점에 들렀는데, 입구 가까이에 도열한 잡지들이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갓 나온 두껍고 묵직한 셉템버 이슈! 그전까지 제가 아는 잡지는 언니들이 즐겨보던 <논노>나 엄마가 가끔 사 오셨던 주부지뿐이었는데, 처음 본 미국 잡지는 찰랑거리는 종이의 질감도 다르고,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향기가 나는 것이 스무 살 저에게 낯선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동네 서점에서 <바자>와 <보그>를 다시 만났습니다. 세련된 여자들이 잔뜩 모여 있는 신기한 책.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심장이 콩닥콩닥 뛰니 그걸 두고 올 수는 없었죠. 그렇게 매달 잡지를 샀습니다. 그리고 서점에 놓인여러 잡지 중 마지막에 집어 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