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를 만들다 보면 남들보다 한 달쯤 일찍 시간을 맞이하는 데 익숙해진다. 사람들이 묵은 해와 송별하는 시점에 편집부의 새해는 이미 떠오른 셈이다. 그래서인지 계절의 변화나 한 해의 시작과 끝이 건축 전문지의 내용에 별스럽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여기다가도, 12월호에 다다르니 잠시 숨을 고르고 뒤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동한다. 한 해의 ‘마지막' 호란 수식어가 이러한 반추에 정당한 계기를 부여하거나, 한걸음에 달려온 듯한 지난 시간이 달려갈 미래와 별개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2024년은 건축가 유이화의 작업으로 문을 열었다(존재에서 흐름으로: ITM유이화건축사사무소, 「SPACE(공간)」 674호). 이타미 준(1937~2011)의 영향으로 땅의 조건과 환경에 순응하는 건축에서 출발하지만, 그 그늘에서 벗어나 ‘흐름의 건축'을 보여주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지면이었다. 특히 ‘시간을 향해 쏘는 활'이란 의미를 담은 시호재(時弧齋)가 11월 제47회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했다는 기쁜 소식도 들려왔다.
2024년 벽두에는 올해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에 매스스터디스의 ‘군도의 여백(Archipelagic Void)'이 선정됐 다는 낭보가 있었다. 「SPACE」 3월호 프레임은 개소 20주년을 지나 중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