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성좌
편집자란 무릇 질서를 만들고 싶어 하는 부류에 속한다. 마침내 그 모두를 아우르는 주제를 찾아내어, 거기에 모든 것을 꿰고 싶은 욕구. 혹은 개별 작업 사이의 숨겨진 선을 이어서 성좌를 그리고 싶어 머리를 싸맨다. 매달 건축가들의 최근 몇 년간의 작업을 모은 프레임을 준비하면서 반복하는 고민이다. 농담을 섞어 말하자면, “윤슬, 브릭웰, 대구 미래농원, 내포-해미 세계청소년문화센터로 이어지는 강예린과 이치훈의 작업을 보건데 이들은 분명 ‘원형주의자’입니다. 두바이 엑스포 카자흐스탄관 계획안을 보면 이제 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혹은 “아닙니다. 이들의 (타)원에는 네모가 따라붙으며 긴장감을 만들고 있으니, 이들은 ‘네모주의자’입니다. 이치훈의 네모난 안경과 네모난 시계가 그 증거입니다(!)” 건축가의 여러 작업을 하나의 주제 아래 도열시켜 정의하려는 시도는 매번 조금씩 어긋나기 마련이다. 주어진 조건에 대응하며 여러 방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건축가들의 작업을 간단한 문장으로 포획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강예린+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이하 SoA)의 프레임은 특히 쉽지 않았다고 고백하려 한다. 2011년 SoA를 개소한 이들을…